흔히들 말하는 입시지옥이다, 공교육이 무너졌다, 등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녀들을 위해서 커다란 희생을 감수하고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시키려고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모두들 자녀를 위한다고 한다. 성공된 삶을 준비시키는 단계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과외와 학원으로 대표되는 대치동이 입시의 메카로 떠올른 것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다. 당장은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교육'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느 경상도 구석에서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교육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어쩌면 거대한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항하면 진정한 교육의 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현장보고이기도 하다. 주된 교육 이념은 차별없는 평등 교육이다. 혹자는 말한다. 양보해서 손해보는 바보들을 양산해낸다고. 하지만 발빠르게 움직여서 절대 손해 안보는 사람도 있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인생을 풍부하게 살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 사학의 대표적인 학교인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최명재 전 교장은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사회는 치열한 경쟁인데 학교에서부터 이것을 시켜야한다. 학교에서 평등을 강조하다 보면 아무 준비없이 냉혹한 경쟁사회를 만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거창고와 정반대의 주장이다.
거창고가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교보다 대학 진학율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크다고 한다. 이는 학교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이 학교의 교육 이념 중에서 자율성과 책임성을 학생들에게 주어 진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각종 축제와 동아리 활동도 기존의 학교에서 행해지던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력과 자발적 참여가 많이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를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구나 하는 것이 절로 생각이 들게 된다. 마치 포항의 한동대가 기존의 대학과 다르게 운영되는 것과 유사함을 느꼈다. 기독교적 근간에다 지역 내에서의 반대, 그리고 내부 학생 중에서도 불만을 가진 학생들고 어느정도 있는 것 등 이 그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존경스러운 것은 헌신적인 교사들의 활약이다. 거창 출신조차도 그곳에서 머물기 싫어 했을텐데 참다운 교육을 실현하고자 거창고에 투신하신 교사들께 경의를 표하게된다. 다른 많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늦게까지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을 위하여 헌신할지는 다른 것처럼 보인다.
나 자신도 얼마 후면 자녀를 고등학교에 보내게 된다. 10년 후의 교육 현실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민족사관고와 거창고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오히려 정반대의 길을 걷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두 학교 모두 매력이 있다. 자녀를 위해 어떤 것을 물려주어야 할까하는 고민이 요구된다. 그런면에서 거창고는 우리들이 잊고 살았던 자연과 사람의 냄새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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