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책 서평

<마흔에서 아흔까지> 유경 지음/서해문집/2005년

dmitrii 2007. 1. 28. 19:55

 


    지금 마흔을 맞이한 나로서는 마흔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중압감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젊은이도 아니고 늙은이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이다. 최근에 중년을 겨냥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볼 수밖에 없다. 마흔 또는 40대라는 제목을 가진 책들은 당연히 40대 또는 40을 목전에 주고 있는 사람을 주된 독자를 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책은 40대를 위한 책이라기보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제목을 이렇게 잡은 이유도 노년 준비를 40대에서부터 하라는 뜻인 것이다.





    저자는 노인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그 길을 가고자 방송국 아나운서를 그만 두었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저자는 노인복지관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겪은 일을 이 책에 써 두었다. 중년에서부터 노년을 준비하는 법과 곱게 늙는 법을 마치 10계명 식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노년 이후에 닥칠 일-즉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도 소개해 두었다. 사실 유서를 써 두고 죽음을 준비한다고 해서 그것이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데 우리네 노인들은 사실 잘 준비하지를 못한다. 





    옛말에 ‘늙어도 곱게 늙어야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노년의 삶은 아름답지 못하거나 추할 수 있기에 이런 말은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나이만 많다는 것으로 우리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 제각기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풍파를 겪고 왔을 것이다. 일제시대, 해방 후 혼란, 6.25사변 그리고 군사독재…. 하지만 이들을 이해는 할 수 있겠지만 과거에만 사로잡혀서 노년을 아름답지 못하게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아집에 사로잡히거나 구습에만 의존하려는 노인들도 소개하면서 참다운 노년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다. 저자가 40대라고 해서 그 이후의 일을 모르는 것이 아닐 것이다. 노년의 삶도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