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책 서평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하 49가지>/탄줘잉(覃卓潁) 편저/김명은 역/위즈덤하우스

dmitrii 2007. 1. 28. 19:50

 

 

 

제목이 무척이나 부담을 주는 책이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일이 49가지나 된다니!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내가 제목에서 느낀 것과는 다른 따뜻한 감동을 받게 된다. 마치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일생동안에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하노라면 거창한 것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되기, 박사가 되기, 5개 국어 하기 등등. 그러나 간단하고 쉬운 것 같은데 실제로는 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책에 소개 된 내용들이다. 은사님 찾아가기, 사람 믿어보기, 인생의 스승 찾기…. 예전에 다른 책에서 어떤 소년이 자기의 소원을 노트에 써보니 수백 가지가 되었는데 90% 이상 이루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의 절반 이상만 달성하여도 인생은 흐뭇하고 풍성해 질 것이다.

      지인이 책을 소개 해 줬지만 출판사가 위즈덤하우스인지라 조금 망설이기도 했다. 이 출판사는  그간 부자에 관한 책(<한국의 부자들>, <나는 아르바이트로 12억 모았다> 등)을 많이 출판하여서 이것도 그러한 부류의 책인가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러한 우려는 사라졌다. 그리고 중국인이 썼지만 중국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 각국의 예를 든 것도 좋은 점이랄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사실은 편저자)인 탄줘잉은 중국인으로 신문사, 잡지사, 출판사의 편집자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이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후회 없는 삶을 살라’이다. 매일의 경쟁(?)속에서 본말이 전도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말하지 못하고, 세상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눈을 감을 지도 모를 우리들에게 그는 부드럽게 그리고 간곡하게 권유하고 있다. 작은 일에서 감동을 이끌어 내어 행복을 느끼는 훈련을 해 보라고.

      저자가 소개하는 49가지의 짧은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평소에 잘 알고 있지만 놓치고 있는, 그래서 지금 곧 실행에 옮겨야 할 일이 적혀 있다. 그 중 내게 잠시 생각하게끔 한 글이 있는데 스물 두 번째 할 일의 ‘인생의 스승 찾기’다. 이 글의 주인공인 그녀는 언청이다. 남들과 다르게 생긴 그녀를 주변 사람들은 물론 부모조차 싫어했다. 그래서 세상이 싫은 그녀에게 2학년 때의 선생님은 귓속말로 “네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구나”라고 말했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고 말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어쩌면 우리가 예상을 한 결과인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하나의 좋은 인간관계가 성립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인생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을 통해 큰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 끼치게도 된다. 우리들은 모두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좋은 배우자, 좋은 자녀, 좋은 스승, 좋은 친구, 좋은 선후배등. 그러나 나 자신이 그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본 적은 있는지? 이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