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말러의 음악을 듣다가 언젠가 실내악이 듣고 싶어져서 피아노 트리오를 듣기로 했다. 세개의 악기로 구성된 트리오야 말로 가장 간단한 구성이 아닌가? 흔히 결혼식 반주로 구성되기도 하는 실내악 구성인데 고음과 저음의 활현학기와 이를 아우르는 타건악기인 피아노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음악이기도 하다.
원래 Piano Trio라 함은 근본적으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Sonata for violine, violoncello, and piano)이다. 그래서인지 결코 가벼운 작품이 없다. 처음에 슈베르트, 슈만, 멘델스존, 베토벤, 모차르트, 드보르작, 브람스의 순서로 들었다.
들으면서 느낀 것은 첫 째로 이 작품들은 결코 가볍게 작곡되지 않았고 작곡가의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구성이 가볍다고 작품도 가볍게 쓰지 않았다는 말이다. 둘째로 각 작곡가들의 작품이 교향곡 작품의 숫자보다 적다는 것이다. 슈베르트 2곡, 슈만 3곡, 브람스 3곡....셋째로 전문 3중주단의 연주가 더 듣기 좋다는 것. 보자르 트리오나 트리오 반더러 같은 단체들은 좋은 하모니를 이루어서 집중이 잘되었다. 반면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나 첼리스트,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삼중주는 물론 좋은 연주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르헤리치 처럼 다른 연주자를 배려하지 않는 연주는 뭔지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스타 독주자들은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처럼 따로 놀아도 별 문제가 없는 작품에 어울릴 듯 하다.
아직 하이든의 작품은 못들어 봤는데 9개의 CD에 무려 42개의 피아노 삼중주 작품을 구입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작도 못했다. 다음엔 브루크너의 교향곡 전집에 도전 하려고 한다.
좋은 작품이 많이 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삼중주는 Piano Trio No.2 In E Flat D.929(op.100)이다. 연주 시간이 무려 40분에 달하는 대곡이며 당시에 출판업자가 너무 길다고 줄이자고 했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영화 <해피 엔드>에 삽입되었던 곡이기도 하다. 최민식이 열연한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던 선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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