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다시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한근태 지음/미래의 창/ 2003년
사실 40대라는 나이는 몇 해 전만 해도 사회에서 중추적으로 일하는 시기다. 하지만 각종 구조조정 등에 의해 이제는 방황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예전에 不惑의 나이라고 했지만 여러 가지 유혹과 어려움이 닥치는 迷惑의 나이인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남들이 가기 어려운 학교에 진학하고 유학을 다녀오고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사회적 입지를 다졌을 것이다. 남들이 멋진 인생이라고 했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길이 아니었고 본의 아니게 회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직업을 바꾸게 되었고 그 결과 훌륭하게 두 번째 인생에 접어들게 되었다.
40을 맞이한 나의 친구들을 보면 절반 이상이 처음직업과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명퇴도 있고 자의반타의반도 있지만 내가 남에게 조종당하는 삶을 살기 싫어서 그만둔 경우도 꽤 된다. 그렇다면 그 과도기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두려워서 그만두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그 과도기란 일종의 하프타임에 해당한다. 하프타임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나를 찾아가는 시기이며 인생의 후반부를 어떻게 풍요롭게 사는 것과 관계된다.
인생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전반전이 어렵게 진해되었다면 하프타임에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한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가족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좋은 동창이나 골프 모임 등 사교모임도 중요하겠지만 최후의 후원자는 결국 가족이다.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면 결코 좋은 후반전이 준비되지 못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또한 좋은 점은 보통은 가장들이 사회활동을 하다가 실패하거나 좌절, 또는 다른 방향으로의 모색을 꽤할 때 다른 가족 구성원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저자의 부인과 큰 딸의 글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가족관계가 좋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다른 책을 자기 자랑에 바쁘지만 이 책은 사회 속에서 나를 찾아 가는 과정이 솔직하고도 공감가게 그려졌다.
피터 드러커는 “첫 직장에서 자신의 직업을 찾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삶이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돌아온 것이 아니라 제대로 직업을 찾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본문 중에서>